문학인문역사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박완서 글/1995/웅진닷컴

smsnow 2021. 6. 1. 15:17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먹었을까" 에 이어 박완서 작가의 삶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책이다. 성인이 된 박완서는 자신의가치로 믿고 있던 오빠가 의용군에 다녀온 후 신체적, 심리적으로 무너지는 것을 보며 큰 좌절을 겪는다. 도둑질로 연명해야 하는 극빈의 생활을 겪으면서도 같은 서울 하늘 아래에서 전쟁으로 정부가 뒤집히는 상황을 경험하며 그때마다 이념이 다르다는 죄로 내몰리지 않게 살얼음판의 삶을 산다. 서울대생이라는 사회적 위치에서 구할 수 있는 일자리는 미군이 운영하는 PX에서 영업을 하는 일이었으며 바라지 않았지만 식구들의 생계를 위해 버텨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책은 박완서 작가가 결혼을 하며 마무리 되는데 그 의식이 축복이나 기쁨이 아니고 주인공 엄마와 주인공이 각자 쏟아내는 울음이며 울음끝에 오는 개운함이었다.

책 제목이 뜻하는 바를 몰랐는데 읽고 나니 지금같은 시대에 되돌아 보는 그 시절이 너무도 옛날같고 거짓말같아서라고 한다. 정말로 그렇다. 81년에 태어난 나 조차 전쟁과 피난, 미군정 시대 등의 이야기가 정말 너무도 먼 일같아서 그들의 고난과 역경을 공감은 커녕 제대로 들으려고 조차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그 시절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시절 속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었겠는가를 생각해 본다. 예민하고 자존심 강했던 주인공은 그런 환경속에서 살아내며 깊은 고뇌와 끊임없는 생각으로 우리 역사에 중요한 획을 긋는 작가로 탄생한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