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도에 출판되어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매해 5만부씩 팔린다는 아주 유명한 책!! '모순'
2판 43쇄 보라색 버전이 마음에 들었다.
이 책에서는 선명한 두가지 대비를 보며준다.
먼저 첫번째는 쌍둥이인 엄마와 이모의 대비이다. 쌍둥이로 태어나 비슷한 삶을 살던 두 여자가 결혼을 계기로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살게 된다. 그 대비되는 모습을 안진진은 어렸을때 부터 지켜봤다.
먼저 안진진의 엄마는 너무 삶이 팍팍하고 치열한지라 고통스러울 겨를도 없다. 남편은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로 술만 마시면 가정폭력범으로 돌변한다. 결국 집을 떠나 떠돌이 인생을 살다가 병들어 돌아오고 엄마는 또 그런 남편을 "내가 아니면 누가"라는 적극적 마인드로 병수발까지 든다. 안진진의 이모는 편안하고 여유롭다. 남편은 성실하고 기념일을 절대 잊지않는다. 자식들은 유학도 가고 남부럽지 않은 모습이다. 그런데 이모는 우울하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의 테두리가 너무 작아서였을까 온실의 화초처럼 살다가 조용히 시들어간다.
두번째 대비되는 모습은 안진진의 두 썸남이다. 안진진은 아주 당돌하게도 두 남자를 저울질 하며 누가 자신의 인생에 더 적합하지를 생각한다. 먼저 나영규는 철저한 계획남이다. 안진진 자신의 나영규의 계획의 일부처럼 느껴져서 불편할 때도 있지만 안진진은 그에게 자신의 가정사와 고민을 이야기 한다. 김장우는 야생화를 찍으러 다닌다. 산속에 살고 싶지만 안진진때문에 도시로 나온다는 남자. 돈은 언제 벌지? 싶은 생각이 들게 하지만 안진진은 그를 좋아한다.
두 남자 중 남편은 누가될까? 나는 안진진에게 누구와 결혼하라고 이야기 해줄 수 있을까?
마지막 이모의 자살이라는 충격적사건을 겪고 안진진은 김장우의 손을 놓고 나영규를 선택한다.
스스로도 말한다.
"이모의 가르침대로 하자면 나는 김장우의 손을 잡아야 옳은 것이어었다. 그러나 역시 이모의 죽음이 나로 하여금 김장우의 손을 놓아버리게 만들기도 했다.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하게 보였던 이모의 삶이 스스로에겐 한없는 불행이었다면, 마찬가지로, 모든 사람들에게 불행하게 비쳤던 어머니의 삶이 이모에게는 행복이었다면 ,남은 것은 어떤 종류의 불행과 행복을 택할 것인지 그것을 결정하는 문제 뿐이었다." p.295
90년대 20대 여성에게 결혼은 정말 인생을 결정할만한 크나큰 결정이었을 것이다. 안진진은 큰 결정을 내리며 이렇게 말한다.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 된다. 그것이 인생이다....."p.296
어차피 모든 인생이 행복과 불행이 공존한다면 안진진은 그동안 지겹도록 본 엄마의 삶이 아니라 이모의 삶을 선택한다. 하지만 안진진에게는 이모처럼 되지 않으리라는 자신감이 있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