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두께는 얇았지만 그들의 스토리는 결코 짧지 않았고 내 마음속에 묵직한 무엇가를 남겨 준 책이었다.
코끼리 사이에서 코가 길어지기를 기다렸던 노든, 노든은 코가 길어지는 대신 코에서 뿔이 자랐고, 코끼리 친구들은 아무 상관 없었다. 그가 코뿔소 일지라도 사랑하는 친구였으니...
편안했던 그곳을 홀로 떠나 멋진 아름다운 대지로 향한 노든
그에게 아내와 딸이 생기고 행복했다. 이렇게 계속 행복하면 참 좋으련만
인간의 폭력에 무참히 아내와 딸을 잃은 노든
분노로 가득찬 그에게 나타난 앙가부. 그는 위로가 되어 주었고 친구가 되어주었다. 하지만 또다시 노든은 인간에 의해 앙가부를 잃고 만다. 앙가부를 잃은 노든에게 이때 삶의 의지라는 것이 남아있었을까?
지구상 마지막 하나 흰바위코뿔소된 노든
이때 기적처럼 만난 것은 알을 지키는 치쿠였다. 사랑하는 윔보를 두고 떠나면서 지켜내고자 했던 검은 반점 알.
노든은 치쿠를 위해 함께 바다를 찾아 나아간다. 노든과는 상관없는 바다. 치쿠의 아름다운 상상속의 바다를 찾아주기위해 그들은 함께 나아간다. 하지만 현실은 참 야속하기만 하다. 치쿠는 자신의 알을 꼭 지켜달라는 말과 꼭 바다를 찾아달라는 말과 함께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곳으로 떠난다.
노든은 또 다시 남겨진다. 사랑하는 이들을 자신의 삶의 동반자이며 함께 새로운 날을 꿈꿨던 이들을 떠나보내며 노든은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까..... 그 아픔의 깊이를 나는 상상조차 못하겠다.
노든은 알에서 태어난 어린 펭귄에게 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알을 지켜낸 윔비와 치쿠, 바람처럼 빠르게 달리고 싶었던 앙가부, 사랑하는 코뿔소가족의 이야기..... 그렇게 그들은 긴긴밤을 함께 보낸다.
그러나 점점 세월은 흐르고 노든의 걸음은 느려진다. 노든은 결국 인간에 의해 동물병원에 가며 어린펭귄과 헤어진다. 그의 인생과 그의 삶을 모두 담아 어린펭귄이 바다로 향하기를 응원하며 떠나 보내는 노든. 노든은 어린펭귄에 대한 믿음이 있었던 것일까? 떠나보내는 그 마음이 어땠을까...? 어쩔수 없는 현실에 담담하게 떠나보내는 그모습이 더 마음 아프다.
노든을 떠나 홀로서기한 아기펭귄. 절벽을 오르고 올라 드디어 바다에 도착한 펭귄.
노든!! 보고 있나요? 아기 펭귄이 해냈어요!!!!
노든은 알고 있을 것이다. 펭귄이 바다에 갔음을!!!!
그렇게 그는 사랑하는 이들을 가슴에 묻고 바다에 도착한 아기펭귄을 생각하며 그렇게 또 긴긴밤을 홀로 견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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